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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평/영화 & 문학

<사탄탱고> #1. 프리뷰 - 풍경과 줄거리 요약

1.

 죽은 줄 알았던 이리미야스와 페트리나가 마을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술집에 모여서 이리미야스가 정말로 돌아오는지 아닌지, 온다면 언제쯤 올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친다. 술집 바깥에는 가을장마가 퍼붓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같은 인생은 그들의 코트만 젖게 하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장기들의 씻어내서 그들의 간과 위, 신장과 비장에 술을 집어넣도록 유혹한다. 망해가는 마을에서 남은 인생 전부를 썩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술에 취한 차장은 혼자 스탠드테이블에 기대어, 이리미야스와 페트리나가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다며, 자신이 그들을 직접 보았으며, 또한 그들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고 반복해서 외친다.

 

2.

 아코디언 연주가 시작되고, 술을 마신 사람들은 탱고를 추기 시작한다. 그들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서로를 끌어안으며, 볼품 사나운 모습으로 서로를 유혹하고 장난을 친다. 크라너는 슈미트 부인의 가슴에 장난스럽게 손을 넣고, 부인은 크라너를 끌어당겼다가 다시 밀치기를 반복한다. 슈미트는 머리에 위에 빵을 얹고 이리저리 헤헤 배회하며, 푸타키는 박자에 따라 젓가락 장단을 맞춘다. 즐겁던 음악은 어느새 애잔한 색깔을 띠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귓속에 서로의 욕망을 속삭였고, 술에 취한 차장은 주먹을 쥐고, 음악에 발소리를 맞추어 말한다. “탱고는 나의 인생이야. 아 탱고. 탱고. 탱고!”

 

3.

 한편 술집 밖에는 그들의 탱고를 바라본 소녀가 있다. 소녀의 오빠는 돈나무를 키우자며, 그녀가 자신의 돈을 땅에 파묻도록 시켰다. 소녀는 다락으로 올라가서, 고양이의 멱살을 잡아 괴롭히고 그물에 담아서 천장에 매달아 둔 뒤, 우유에 쥐약을 타서 고양이를 죽인다. 소녀는 죽은 고양이의 사체를 들고 돈나무를 심은 곳으로 갔다. 그녀는 자신의 오빠가 일러준 대로 돈나무가 자라듯이 고양이 나무가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돈나무가 자라 있어야 할 곳에 돈은 온데간데없다. 소녀는 오빠를 찾아갔지만, 오빠는 소녀를 쫓아낸다. 그리하여 그녀는 어른들을 찾아서 술집에 갔었던 것이다. 날이 새고 소녀는 죽은 고양이를 옆구리에 끼고 터벅터벅 걷는다. 그리고 어느 사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쥐약을 입안에 털어놓고 땅에 눕는다.

 

4.

 이리미야스는 소녀의 장례식에 서서 구구절절 옳은 말로 사람들을 비판한다. 소녀를 죽인 것은 다름아닌 마을 사람들의 죄스러운 무기력함죄스러운 유약함”, 그리고 죄스러운 비겁함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만약 이 마을이 불운으로 저주받았다 생각한다면, 어째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지사람들에게 되묻는다. 따라서 그는 이번을 계기로알마스 농장으로 떠나 안정적인 생활터전을 마련해볼 것을 사람들에게 종용한다. 사람들은 그토록 눈에 불을 키고 가로채려던 돈을 소녀의 시신 앞에 선선히 내놓았고, 이리미야스는 사람들이 모두 나간 후에 쭈글쭈글한 지폐들을 회수한다.

 

5.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이리미야스가 약속한 가나안의 땅으로 떠나게 된다. 사람들은 비바람을 맞으며 힘들게 수레를 끌고 왔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그곳은 폐허였다. 돌아온 이리미야스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내분을 수습한 뒤, 사정 상 농장과 관련된 우리의 계획이 당분간 유보될 수밖에 없으며, 당분간은 각자 흩어져서 돈을 벌어야한다고 말한다. 푸줏간, 여성복 가게, 세탁소, 교회 청소사람들은 이리미야스가 지정해준 곳의 일용직으로 일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원래 그들의 것이었던 돈에서 일부를 나누어 받고 이리미야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그들은 정말로 스스로 가축이 되고 만 것이다.